계속 춥다가 오늘은 날씨도 인생도 텁텁해 참새

환절기 마다, 비염이 고생스럽다. 잠을 두 번에 나눠 자는 생활이 계속이다. 어느 형은 잘 지내냐는 안부에 회사가 어렵다며 잘 못지낸다고 퉁명스럽게 대구를 했다. 엘지 트윈스는 삼성과의 3연전 중 두 경기가 비로 취소되고 어제 마지막 경기에서 3대 2로 패배했다. 전라도에 간다며 장문의 격려와 위안을 보내고 더는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는 막상 전화로 다그치기는 껄끄러운 8년 전 홀로 사랑이고 2년 전 헤어진 사랑과는 가끔씩 밥을 나눠 먹는다. 새로 소개 받는 사람들보다 닳고 튿어져 헤어 진 옛날 사랑이 더 편한 것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난데없이 비욘세에 빠져 매일 broken hearted girl을 듣고 피아노 선생님은 손가락을 때리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신문을 두 시간 씩 정독하고 기억해 둘 만한 일들은 짧게 메모를 해둔다. 위룰 농작물의 수확시간를 놓쳐 매번 밭을 새로 간다. 이야기를 할 때 생각치 않게 목소리가 크게 나와 깜짝 놀라곤 한다. 주중에는 좀 한가하다가 주말이 되면 일로 바쁘다. 그게 벌써 4주 째. 날씨가 풀리지 않고 계속 춥더니 이렇게 여름이 되는 걸까. 필요 이상의 노력으로 설명하여 납득시켜야 하고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내 존재가 아닌 다른 것으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의 반복. 모르는 사람도 싫고 아는 사람도 싫다.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더라도 나를 자연히 공감하는 사람들 속에서 지내고 싶다. 계절이, 사람들이 나를 침잠하게 하고 나를 침묵하게 한다. 결국 고요히 돌아보게 되는 건 나 자신 뿐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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